우리 아이 친구문제, 교유관계 어디까지 개입할까
오은영의 어떻게 말해줘야 할까 북리뷰
아이에 대한 지나친 걱정이 우리를 자꾸만 불안하게, 조급하게 만듭니다. 지금 보이는 아이의 행동, 큰일 날 일 아닙니다. 오늘이 아이와 보내는 마지막 날도 아니에요. 오늘 내가 하는 말이 아이에게 하는 마지막 말도 아닙니다. 너무 중요하다고 생각하면 말이 너무 무거워져요. 우리의 삶도 무거워집니다. 아이를 처음 안았던 그날처럼 매일매일이 아이와 만나는 첫날이고, 한마디 한마디가 아이에게 건네는 첫말입니다.
특히 학교를 입학하면 부모님들이 교우관계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하게 됩니다. 아이가 친구 때문에 속상해합니다. 부모의 위로나 조언이 필요한 순간이에요. 그러면 부모들은 아이가 너무 상처를 받을 까봐, 기가 죽을까 봐, 실망할까 봐 지레 겁을 먹고 그 감정을 외면해버리거나, 빨리 해결해버리려고 합니다. 하지만 이건 아이가 힘들어할 때 부모 본인에게 생기는 감정을 잘 다루지 못하는 측면 때문일 가능성이 큽니다. 부모 본인의 마음이 편하기 위해서지요. 우리가 아이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어떤 말을 통해 아이와 문제를 해결할지 부모도 공부하고 배워야 합니다.
아이가 자신과 안 맞는 친구 때문에 괴로워할때
아이가 자신과 안 맞는 친구 때문에 괴로워합니다. "알고 보면 좋은 사람일 거야" 또는 "조금만 더 지나면 네가 얼마나 좋은 사람인지 알게 될 거야" 이런 말은 아이에게 와닿지 않습니다. "여러 사람이 있는 집단에는 좋지 않은 사람도 있어. 물론 아주 많진 않은데 그럴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해. 그러나 어떤 상황에서도 너는 괜찮은 사람이야. 집단 안에서 너랑 정말 안 맞고 좋지 않은 사람도 있을 수 있는데 그 사람의 기준에 너무 좌우되진 마라"라고 이야기해 주면 좋습니다.
그리고 아이에게 가르쳐줘야 합니다. 네가 그 친구를 좋아하지 않을 수도, 싫을 수도, 같이 놀고 싶지 않을 수도 있음을. 안 놀아도 되지만 그것을 다른 사람 앞에서 말하거나, 마음이 다를지도 모르는 다른 친구들에게 '우리 XX랑 놀지 말자'라고 말하는 것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하는 행동이란 것을요.
친구의 모진 말에 아이가 상처를 받았다면?
"친구가 언제나 옳은 것은 아니야. 그 친구가 한 말이 옳은지 잘 생각해 봐. 아닌 것 같으면 영향을 받을 필요 없는 거야. 물론 기분은 나쁘지. 그러나 이 세상에는 옳지 않은 말을 하는 사람이 참 많거든."이렇게 말해줍시다.
너도 똑같이 말해. 당하고만 있지 마. 이런 말들이 과연 아이를 위한 말인지 자신을 위한 말인지 부모로서 고민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이가 친구들 앞에서 지나치게 예쁜 척, 잘난 척을 한다면?
그렇다고 아이에게 "너 솔직히 그렇게 예쁘진 않아" "너 그렇게 잘하는 건 아니야" "너 그러면 친구들이 싫어해" "그렇게 잘난척하는 사람은 사람들이 싫어해"라고 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요. 아이가 "나 예뻐"라고 말하면 "예쁘지. 엄마는 우주에서 하나뿐인 네가 제일 예뻐. 그런데 여러 사람하고 있을 때 '나 정말 예뻐'하고 말하는 것은 좀 조심해야 돼. 왜냐하면 어떤 사람은 자기는 안 예쁘다고 생각하기도 하거든. 그런 사람도 있어. 여러 사람 앞에서 '나는 정말 예뻐'하고 말하면 그 사람이 속상할 수 있어. 그래서 여러 사람이 있을 때 너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지나치게 많이 하는 것은 잘 생각해보고 해야 한단다."라고 말해줍시다.
소심하고 낯가리는 아이. 발표를 무서워하는 아이
남들이 자신을 바라보는 것에 대해 주시 불안이 있고 평가에도 예민한 아이들이 있습니다. 이 아이들은 사람들이 자신을 쳐다보는 상황에서 무언가 수행하고 평가받아야 하는 것에 굉장한 거부감을 느낍니다. 이럴 때 '그래도 해야 한다'라고 너무 몰아붙이면 부담감이 심해져 부정적 경험을 하기 쉽고, 부정적 경험을 한 기억 때문에 그것을 극복하기가 더 어려워져요. "그래, 알았어. 이번에는 네가 정 발표하기 힘들면 안 해도 돼. 대신에 그 수업을 편안한 마음으로 참여하고 다른 아이들이 발표하는 것을 잘 듣고 와. 다른 아이들이 무슨 발표를 했는지 엄마도 궁금하니까 집에 와서 이야기해 줘."이 정도로 말해주면 좋다고 합니다. 이것이 수업 시간 내내 바들바들 떨고, 그 불안에만 몰두하느라 다른 친구들이 어떻게 발표하는지는 못 보고 못 듣는 것보다 낫다고 합니다. 집에 와서 다른 친구 발표를 보고 어떤 친구가 발표를 웃기게 했을 때 이야기를 합니다. 넌지시 "너는?"이라고 물어봐 줍니다. 그리고 "웃음이 그 아이를 무시하는 거야? 그냥 웃긴 거야?"라고 물어봐ᄌ면 아이는 "그냥 웃긴 거지"라고 답해요. 이때 "다른 친구들도 그래. 네가 실수할 때 웃는 것이 곧 너를 비웃는 건 아니야"라고 가르쳐주면 됩니다. 힘들어한다고 무조건 다 빼주라는 것이 아니고, 단지 '그날' '당장'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말라는 겁니다. 우리의 육아는 너무 비장해요. 부모가 매 순간 너무 비장하면 아이는 편안히 배울 수가 없습니다. 어린아이니까 불안감이나 긴장감을 완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아이가 허락 없이 친구의 물건을 들고 왔다면?
남의 물건을 훔친 아이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아이의 도덕관념, 자존감, 부모와의 관계가 천양지차로 달라집니다. 우선 아이의 설명부터 들어보고, 부드럽지만 분명하게 그 행동이 매우 잘못된 것임을 말해줍니다. "엄마 아빠는 너를 사랑하고 매우 아낀단다. 실수가 아닌 다음에야 네 소유가 아닌 것을 들고 오거나 갖는 것은 안 돼. 남의 것을 그 사람의 허락 없이 손대면 절대 안 되는 거야."라고요. 그리고 가져온 물건은 반드시 주인에게 돌려주어야 합니다. 아이와 함께 돌려주거나 값을 치르고, 직접 사과하게도 합니다. 그리고 부끄럽고 힘든 일을 마친 아이의 노력을 칭찬해 주세요. 그리고 이런 일이 발생한 뒤에는 부모 자신을 한 번쯤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혹시 또래에 비해 용돈을 너무 적게 주지는 않았는지, 장난감이 나 물건을 사주는 것에 너무 박하지 않았는지, 내 행동 중 아이에게 잘못된 도덕관념을 심어준 것은 없었는지요.
아이는 언제나 보고 있습니다. 부모 우리들을요. 아이가 보이는 행동이나 말을 통해 우리는 조금 더 나은 방향을 생각해야 합니다. 부모입장, 감정에만 휩쓸리지 않아야 합니다. 우리가 어떠하면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더 나아갈 수 있을까 고민해 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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